짐 자체가 그리 많이 않은 관계로 정작 짐 정리는 일찍 끝난 반면,
본격적으로 본컴/서브컴 하드를 포맷하고 자료를 정리하다보니 어언 9시간이 훌쩍...
그래도 대충 다 정리를 완료 하고,
먼지만 열심히 쌓이고 있던 타블렛까지 발굴하여 갖고 놀고 있습니다.
오늘의 낙서질
시험이 끝나면 이거하고 놀고, 저거하고 놀고, 여기도 가보고 저것도 해보고 생각이 많았는데
정작 시험이 끝나고 나니 완전 탈력 상태로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지는군요[...]
오늘의 낙서질
동서를 통틀어 민주주의가 공고화된 나라에서 이렇게 대규모로 시위 인파가 거리로 나오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민주화 자체는 20년 전에 이루어졌지만, 아직도 보수정당이 집권해 민주적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통치 방식은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그간 우리 정당들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시민들의 사회 경제적인 요구에 반응하는 수준에까지 이르지 못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과격하게 폈지만 시민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로 시민들이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 첨예한 관심을 갖고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정당들은 이러한 구체적인 요구에 관심을 갖고 정책을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 전환의 계기에 처했다. 이젠 진보와 보수 정당이 분명히 차이를 갖고 시민들의 요구에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21년 전처럼 독재 정부에서 민주 정부로 정치 체제를 변화시킨다든가, 지금처럼 한미 자유무역협정, 쇠고기 문제 거대 이슈에 대해서는 이렇게 대규모로 거리에 나와 '이건 안된다'고 말해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섬세한 대안을 만들어내는 일은 '거리의 정치'만으로는 어렵다. 이제는 정치권이 나서서 전체 공익에 부응하는 제도 조건에서 선택할 대안, 현실적 대안을 만들어 낼 단계이다.
내각과 청와대 보좌진이 총사퇴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사람들을 바꿔서 해결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정책 기조 전반에 대한 대전환이 필요하다. 그간 시민들의 요구를 전혀 들으려 하지 않던 태도를 버리고 이들의 구체적인 요구에 어떻게 반응하고, 목소리를 담아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통합민주당 등 야당이 군중의 일부로서 앉아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수가 적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단 몇 사람이라도 좋으니 제대로 된 대안을 갖고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제시하고 요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여당 역시 집권당으로서 더 책임감을 느끼고 시민들의 이 거대한 요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해 해결책을 찾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시민들이 이제는 숨을 고르고 지켜봐야 한다. 시민들이 숨을 고르고 있는 사이 이명박 정부가 여론이 사그라들고 이렇게 그냥 넘어간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때야말로 이 정부는 존립 자체를 진지하게 걱정하는 사태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최장집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